[chosun.com] 작가 이정웅-물감 대신 헌책으로 자연과 도시 표현

2020. 5. 18. 19:38media

 

“골똘히 작품 구상을 하다 우연히 책장 옆에 쌓아둔 책들에 눈길이 갔습니다. 오래된 책과 요즘 책들이 뒤섞여 있는 게 옛날이야기와 최근 이야기가 웅성웅성 함께 들리는 듯했습니다. 누렇게 바랜 책의 옆면은 활자와 그림을 머금은 채 세월의 더께까지 쓰고 있었죠. ‘저걸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강렬한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책의 단면을 물감처럼 사용한 촉각적인 화면

〈City story〉, 책·종이죽·혼합재료, 116.8x80.3cm, 2016

서울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만난 이정웅 작가는 책의 단면을 물감처럼 사용한다. 책 내용과 바랜 정도에 따라 크림색, 누런색, 갈색, 진갈색, 회색, 회백색 등 다양한 색감을 드러내는 책의 옆면을 커터로 잘라낸 후 캔버스에 붙여 형상을 만든다. 책의 단면들이 모여서 도시 풍경이 되고, 꽃과 새, 나무, 산과 폭포가 된다. 닭의 형상은 특히 기운생동, 활기가 넘친다. 수탉의 깃털 하나하나가 굵은 붓으로 한 획 한 획 그은 듯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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